1. 사안의 개요

도급인 A는 자신의 소유인 토지(이하“본 건 토지”라 한다)에 오피스텔 건물 신축할 계획을 세우고 건설회사 B와 오피스텔 신축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. 또한 건설회사 B는 하도급업체 C와 토공사 및 흙막이 공사 부분에 대하여 하도급 계약을 체결하였다. 하도급업체 C는 본 건 토지를 지표면으로터 지하 4층 규모인 14m깊이까지 굴착한 뒤 흙막이 벽체를 설치하고 굴착된 부분의 벽면 부위를 지탱하기 위한 철골구조물을 설치하는 등 하도급 공사를 진행하였다. 그러나 도급인 A는 위 오피스텔 신축 공사가 진행된지 몇 개월 지나지 않아 자금 사정이 어려워져 부도가 났고, 본 건 토지에 관한 경매 절차가 진행되었다. 위 경매 절차에서 D는 본 건 토지를 낙찰받은 후 C에게 토지의 인도를 요구하였으나 C는 본 건 토지에 대한 유치권자로서 점유할 권원이 있음을 이유로 이를 거절하였다.

2. 관련 법령

민법 제320조(유치권의 내용) ① 타인의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점유한 자는 그 물건이나 유가증권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 변제기에 있는 경우에는 변제를 받을 때까지 그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유치할 권리가 있다.

민사집행법 제91조(인수주의와 잉여주의의 선택 등) ⑤ 매수인은 유치권자에게 그 유치권으로 담보하는 채권을 변제할 책임이 있다.

3. 판례의 태도

건물의 신축공사를 한 수급인이 그 건물을 점유하고 있고 또 그 건물에 관하여 생긴 공사대금 채권이 있다면 수급인은 그 채권을 변제받을 때까지 건물을 유치할 권리가 있는 것이지만, 건물의 신축공사를 도급받는 수급인이 사회통념상 독립한 건물이라고 볼 수 없는 정착물을 토지에 설치한 상태에서 공사가 중단된 경우에 그 정착물은 토지의 부합물에 불과하여 이러한 정착물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것이고, 또한 공사중단시까지 발생한 공사대금 채권은 토지에 관하여 생긴 것이 아니므로 그 공사대금 채권에 기하여 토지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할 수도 없는 것이다.

4. 검토

판례의 태도에 따르면 하도급업체 C는 정당한 유치권자가 아니므로 결국 경락인 D에게 본 건 토지를 인도해주어야 합니다. 물론 하도급업체 C의 계약 상대방은 건설업체 B이고, 하도급업체 C채권의 채무자는 거설업체 B이므로 이론적으로 하도급업체 C는 건설업체 B에게 공사 진행 부분에 대한 공사대금을 청구할 수 있을 것이나 현실적으로 완제가 이루어질지는 의문입니다.

한편 이에 앞선 원심에서는 C가 진행한 공사는 오피스텔 신축에 필요한 공사일 뿐만 아니라 토지를 건물 신축에 적합한 용도를 유지하기 위한 공사로서의 성질도 가지므로 C는 본 건 토지에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취지의 판시를 한 바 있습니다. 갈수록 건물이 고층화되어 땅파기 공사 등 기반 공사의 규모가 점점 커지는 상황에서 단순히 독립된 건물에 이르지 않았다 하여 기반공사로 대금채권을 피보전채권으로 한 토지 유치권 행사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을의 지위에 있는 하도급업체들이 더욱 불안정한 지위에 놓이게 될 것이므로 이 부분에 대한 현실적 보완 검토가 필요해 보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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